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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이야기

멋진 신세계 서평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어디로부터 오는걸까?

2020. 3. 5. by 세싹세싹

 언젠가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미루고 있다가 최근에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어봤다. 비교적 예전 책이라 내용이 딱딱하고 어렵진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생각보다 재밌기도 하고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서 서평을 써봤다. 무엇보다 생각할만한 거리가 많은 책이라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리고 싶다.

멋진신세계표지
멋진 신세계 표지

 이 책의 세계관에 대한 언급은 간략히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세계는 인간이 등급에 따라 철저히 나뉘어진 계급 사회이다. 인공 수정하는 과정, 태아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차별을 둔다. 일부 선별된 태아는 알파가 되고, 고대 알파벳 순서대로 베타, 감마, 델타, 입실론으로 나누어진다. 알파 그중에서도 알파 플러스는 사회 지도부 역할을 맡고 밑으로 갈수록 사회에서 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을 맡는다. 입실론은 반 백치와 같은 상태로 태어나 가장 하급의 기본적인 노동만을 감당하는 식이다. 거기다 이 사회의 연도 기준은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나눈 B.C와 A.D가 아니라 포드를 기준으로 한다. 이 세상에서는 포드가 창조한 자동차가 대량 생산되어 나오듯이 똑같은 얼굴을 한 하급 인간을 찍어내듯 만들어낸다. 

 그렇다고 입실론들이 현시대에 불만을 가지느냐? 그렇지 않다. 적절한 소마(일종의 마약), 촉감 영화(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영화) 각종 스포츠 활동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며 잘 살아가고 있다. 또 하나 이 세상의 특이점은 모두가 모두를 소유한다는 개념이다. 가족이라는 개념 없이 부부, 연인이라는 규정화된 관계없이 모두가 문란하게 성생활을 즐기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소유하기 때문에 아무도 소유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이 책에서 소름 끼치는 장면들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 하나는 교육방식이다. 신파블로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철저한 주입식 교육을 한다. 예를 들어 노동계급의 델타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도록 만들기 위해 책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가까이 다가가면 전기 충격을 주어서 책에 대한 공포를 갖게 한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교육된 아이들은 자라서 사회에 순응하는 착한 어른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에 들어있던 두 가지 질문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였다.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힘든 일이 있으며 소마에 의존해 그 힘듦을 잊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야만인(포드가 지배하는 문명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온 인물)은 그런 가짜 행복보다는 불행한 것이 낫다고 이야기한다. 소마 없이 온전한 내가 되어서 상황에 맞닥뜨리는 힘 그것이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일련의 사건을 겪은 인물들은 불행한 상황이 닥쳤을 때 서로가 있음에 위안을 얻고 행복감을 느낀다. 사람은 불행해도 그 불행을 함께 나눌 관계가 있다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진정한 관계에서 오는 행복말이다. 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관계가 있다면 그 나라는 것이 '기능적인 나'가 아니라 '존재로서의 나'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흔히 현대시대를 인간소외의 시대라고 말한다. 내가 이 사회에 없어도 다른 누군가로 심지어는 기계로 대체될 수 있는 사회이다. 게다가 노동의 종말이 다가오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때가 되면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 그 세계는 유토피아일까? 지옥일까? 멋진 신세계와 같은 세상은 아니더라도 일부 엘리트 지배층들이 세계를 지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저 주어지는 복지혜택을 누리며 사는 그런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인간이 그 체제에 매몰되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안정과 행복에 길들여진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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