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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국내

등린이의 도전 북한산 응봉능선 사모바위 정복기(진관사에서 삼천사까지)

2022. 6. 13. by 세싹세싹

북한산 도전

 등산하는 재미에 빠진 요즘, 그동안 인왕산, 안산 같은 쉬운 산만 타다가 드디어 북한산에 도전하게 되었다. 사실 원래 계획은 비교적 쉬운 산인 사패산을 갈 생각이었는데, 이 날 날이 더워 계곡이 있는 북한산 코스로 변경하게 되었다. 등산을 정말 좋아하는 언니와 등산 초보인 나와 동생이 함께 한 산행이었는데, 북한산은 꽤 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걱정되는 마음을 안고 출발했다.

 

 

응봉능선 진관사 출발

진관사

 이 날 무엇보다 날씨가 우리의 산행을 도왔다. 전 날에는 당일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어 플랜을 바꿔야 하나 걱정했었는데, 그 걱정이 우습게도 날씨가 정말 좋았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라니, 산 위에 올라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았다.

한글길

 우리가 가는 코스는 진관사에서 시작해서 사모바위까지 가는 응봉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었다. 등산 베테랑인 언니가 동호회 분들에게 물어보고, 등린이도 가기 좋은 코스라고 해서 오게 되었는데, 사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역시 등산 베테랑의 기준과 등린이의 기준을 달랐다. 아직 산행을 시작하기 전 앞 일은 모른 채 그저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등산 초입에서 만난 한글길이라는 곳, 이 바위를 돌아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바로 등산코스가 시작되었다.

응봉능선

 처음에는 길이 완만해 보여서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였는데, 그 생각이 스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파른 길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가파른 길을 줄을 잡고 오르고, 바위를 오르다 보니 점점 힘이 들어 급격하게 체력이 소진되기 시작했다. 이 코스를 택한 언니도 처음에 힘든 길이 나와서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 두 등린이를 데리고 끝까지 오를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하지만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열심히 오르고 또 올랐다.

북한산

 어느 새 산의 봉우리이 가까이 보이기 시작했다. 높게만 보였던 봉우리들이 눈높이에 가까워진 것이다. 

내려다보이는 진관사

 밑을 내려다보니 꽤 많이 올라온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출발했던 곳인 진관사도 저 멀리 보였다. 힘들긴 했지만, 이렇게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으니 보상이 되었다.

북한산 길

 초반에 아주 가팔랐던 길을 지나고 나니, 이제는 능선을 따라 완만한 길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오히려 길이 쉬워졌다. 

산에서 본 풍경

 힘든 길을 오를때에는 사진 찍을 여유가 없어서 찍지 못했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을 여유가 생겼다. 중간중간 사진 스팟에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기분이 좋아져서 힘든 것도 잊어버렸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또 느낀 것은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는 것이다. 사진을 부탁드리면 성의껏 찍어주시고, 산에 대해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시는 분도 계셨다. 

돼지바위

 능선을 따라 가다보니 돼지 바위라는 곳에 도착했다. 마치 돼지가 저 멀리 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형상이었다. 바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돼지바위 위에 오를 수 있지만, 올라가는 길이 무서워서 가보지 못했다. 등산 베테랑인 언니만 다녀왔는데, 가까이서 봐도 정말 돼지 모양 같다며 신기하다고 했다.

북한산 풍경

 점점 높아지는 고도, 저 멀리 고양시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응봉능선을 따라 오르면 뒤만 돌아봐도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다만 여름에는 해를 피하기 어려운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루트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쪽으로 다니는 등산객이 별로 없었다.

사모바위 안내문

 드디어 사모바위에 도착했다. 사모바위에서 볼 수 있는 봉우리들이 있는 안내문이 보였는데 사진만큼 봉우리들을 선명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봉

 저 멀리는 비봉이 보였고, 그 너머로는 서울 시내 풍경이 내려다 보였다. 63빌딩, 한강, 롯데타워 모두 선명하게 보이는 날씨였다. 구름도 적당히 있어서 하늘이 더 멋졌다.

사모바위

 이 바위가 바로 사모바위, 어떻게 저렇게 바위 하나만 우뚝 저 자리에 서 있을까, 참 신기했다. 마치 누가 일부러 가져다가 세워놓은 것 같았다.

 

 

삼천사 계곡으로 하산

푯말

 위에서 물도 마시고 잠시 숨을 고른 뒤 삼천사 계곡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우리의 목적이었던 계곡을 보기 위해서 택한 길, 과연 시원한 계곡물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돌길

 내려가는 길은 계곡으로 향하는 길이라 골짜기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그늘도 지고, 시원한 느낌이라 올라올 때보다는 훨씬 편할 것 같았다.

나무계단길

 예쁜 돌길, 나무 계단길을 지나 쭉쭉 내려가는 길, 올라올 때 힘을 써서 풀려버린 다리를 이끌고 조심히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곡

 내려가는 길에 계곡이 있기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계곡물을 볼 수 없었다. 그 동안 너무 가물어서 계곡 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 같았다.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작은 물줄기를 멀리서나마 찍어보았다. 비가 앞으로 많이 와서 가뭄이 빨리 해소되길 바랄 뿐이다.

삼천사 다리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때보다 시간도 훨씬 적게 걸렸다. 어느새 삼천사 계곡을 지나 삼천사로 가는 다리에 이르렀다.

삼천사

 삼천사 쪽은 처음 와 보았는데, 북한산을 배경으로 정말 좋은 터에 위치한 사찰이었다. 건물도 멋지고, 풍경도 멋지고, 북한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와 볼만한 곳이었다.

담쟁이덩쿨
사찰 담벼락

 담쟁이 넝쿨이 멋진 곳이 있어 이곳을 배경으로 사진도 몇 장 남겼다. 사찰의 담과 담쟁이가 정말 멋지게 어우러진 곳이었다.

 

 

삼천사 도착

삼천사

 삼천사를 끝으로 우리의 북한산 첫 산행은 막을 내렸다. 처음에 진관사 입구를 찍었을 때부터 삼천사까지 걸린 시간이 대략 3시간 정도였다. 올라갈 때에는 거의 2시간 정도 걸렸는데, 내려올 때에는 1시간 정도 걸려서 내려온 것 같다. 처음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북한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함께 갔던 언니도 처음에 힘든 구간을 지날 때에는 걱정이 되었는데, 정말 잘해주었다고 칭찬해주었다. 칭찬을 받으니 뿌듯했던 등린이들, 다음에 북한산에 오면 좀 더 잘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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